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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erature & Arts

🚂 철길 따라 흐르는 갯마을의 敍事詩

by mjcafe 2026. 5. 28.

 옛 水仁線 狹軌列車와 父母님들께 바치는 獻辭

 

 

※ 모든 그림들은 클릭하면 확대해 볼 수 있습니다. 

 

 

 

 

 

 

序曲 : 762밀리미터, 가난했으나 뜨거웠던 동아줄

 

표준궤의 절반, 고작 762밀리미터의 좁디좁은 궤간(軌間)

그것은 日帝가 박아 넣은 收奪의 서글픈 핏줄이었으나

이 땅의 아부지와 어머니들은 그 차디찬 철길을 받아내어

새 새끼들 키워내고 살림을 지키는 황금빛 동아줄로 꼬아내셨네.

 

통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으면 무릎과 무릎이 닿던 꼬마 기차,

비린내와 갯내음이 客車 가득 출렁여도 누구 하나 찡그리지 않고

서로의 체온으로 고단한 청춘을 데우던 그 정겨운 풍경 속으로

이제, 西海岸 갯벌을 따라 흐르던 눈물과 환희의 정거장들을 불러내어 보네.

 

 

 

 

本曲 : 驛마다 피어나는 地名의 詩와 갯마을의 咆哮

 

1. 水原驛 (수원역) — 근원의 물길에서 출발하는 鐵馬

개혁의 푸른 뜻, '물길의 근원'에 고인 수원(水原)에서

붉은 급수탑(給水塔) 한숨 들이켠 철마가 첫 숨을 뿜을 때

머리에 함지박 인 어머니의 새벽도 함께 달리기 시작했네.

 


2. 古棧驛 (고잔역) — 곶의 안쪽, 바람이 머물던 浦口

바다로 툭 튀어나온 '곶(串)의 안쪽 마을', 고잔(古棧)

밀물이 밀려들면 기차 턱밑까지 바닷물이 찰랑이고

주민들은 달리는 꼬마 기차를 향해 손 흔들며 무사를 빌던 곳.

 

 

 


3. 元谷驛 (원곡역) — 원래의 골짜기, 기다림의 간이역

'본래부터 깊었던 골짜기'라 외진 정거장 원곡(元谷)

코카콜라 상자 쌓인 골목길, 기차 시간표 달달 외우며

자식 공책 한 권 사줄 생각에 철길만 바라보던 서성임이여.

 

 


4. 一洞驛 (일동역 / 옛 砂里驛) — 모래 벌판 위에 세운 삶의 터전

바람이 쓸고 간 쓸쓸한 '모래 벌판(沙里)'이었으나 

척박한 땅 위에 끈질기게 생명의 뿌리를 내린 이들처럼 

수인선은 모래 먼지 헤치며 장꾼들의 하루를 날랐네.

 

 

 5. 君子驛 (군자역) — 어진 이들이 살던 소금 밭

'덕을 갖춘 군자(君子)들이 모여 살던' 어진 고을

하얗게 층층이 쌓인 소금산 바라보며 눈물 삼키던 곳

염부들의 땀방울이 하얀 소금꽃으로 맺히던 서글픈 파노라마.

 

 

 

▨ 核心 : 포구의 咆哮와 철교 위의 奇蹟

 

 

6. 蘇萊驛 (소래역) — 깨어나는 포구, 어머니들의 위대한 전장


'냇물이 잠에서 깨어 흐른다'는 이름의 소래(蘇萊)여, 

배 들어온다! 만선(滿船)의 고동 소리 포구에 찢어지면

자갈 깔린 갯가로, 부두의 계단으로 수천의 발걸음이 밀려드네.

 

아부지들이 목숨 걸고 거친 파도에서 건져 올린 보물들,

싱싱한 꽃게와 새우, 짭조름한 젓갈 대야가 쏟아지는 아침,

물건을 떼려는 상인들과 머리에 이고 가려는 장꾼 아주머니들이

뒤엉켜 용광로처럼 끓어오르던 저 인산인해(人山人海)의 대단한 광경이여! 

그곳은 가난을 부수어 삶을 세우던 장엄한 生의 현장이었네.

 

 



보라, 저 붉은 녹이 슨 소래철교(蘇萊鐵橋) 위를 당당히 건너가는

옛 수인선의 상징, 파랗고 하얀 꼬마 디젤동차의 위용을! 

미처 객차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이들, 혹은 갯비린내를 털어내려

열차 문 난간에 위태롭게 매달리고, 창가에 몸을 기대어

바람을 정면으로 받아내던 저 승객들의 기묘하고도 애잔한 풍경을 보라.

 

바닷물이 교각 밑까지 찰랑이는 아찔한 다리 위에서

떨어질 세라 서로의 옷자락을 잡아주며 달리던 기차,

그 창가에 매달린 이들의 눈빛 속에 우리 부모님들의 청춘이 있었고

자식의 대학 등록금과 집안 살림을 지켜낼 내일의 희망이 매달려 있었네.

 

 

 


7. 松島驛 (송도역) — 소나무 섬, 나그네들의 마지막 쉼터


'소나무 울창한 섬' 같았던 옛 수인선의 고향 송도(松島)

비린내 가득한 보따리 품에 안고 내리던 장꾼들과

서해안 낙조(落照)를 보러 온 청춘들의 온기가 마지막으로 교차하던,

삶의 거친 숨을 고르던 아름다운 종착지였네.

 

 

 

 

悲劇과 終幕  : 불꽃으로 사라진 철마의 눈물


시대를 미워했으나 삶은 미워하지 않았던 철길, 

그러나 열악한 선로와 안전시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버스 륜(輪)과 기차 륜이 건널목에서 충돌하여 탈선(脫線)하던 그날,

신문 언론에 대서특필되던 비극은 결국 폐선(廢線)의 도화선이 되었네.

 

대형 크레인이 멈춰 선 푸른 객차를 들어 올릴 때,

우산을 쓴 채 눈시울을 붉히던 주민들의 마음은 무너져 내렸으니,

1995년 12월 31일, 눈물 많던 대한민국 마지막 협궤열차는

덜컹거리는 소리를 역사의 한 페이지에 묻은 채 조용히 퇴장(退場)하였다.

 



復活 : 위대한 역사의 대동맥으로 다시 달리다

 

그러나 보라, 서민들의 눈물겨운 헌신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 법. 

폐선의 쓸쓸한 자리에 다시 설계도(設計圖)가 펼쳐지고 

2004년 착공의 첫 삽을 뜬 이래, 단계별로 철로가 이어지더니 

마침내 2020년 9월, 수원과 인천을 완전히 하나로 묶는 

'수도권 전철 수인·분당선'의 거대한 부활(復活)을 이룩해 냈구나! 

 

고층 아파트 숲과 현대식 전철 교량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매끄러운 차체, 

이제 비린내도, 매캐한 석탄 연기도 사라진 쾌적한 공간이지만 

우리는 저 푸른 유선형 열차의 차창 너머로 여전히 보고 있네.

 

열차 문 난간에 아슬아슬 매달려 바람을 가르던 그 억척스러운 실루엣을,

만선(滿船)의 포구 아래 우르르 몰려나와 삶을 악착같이 지켜내던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들의 거룩하고 눈물겨운 咆哮(포효)를.

 

 

 

 

 

尾曲 : 영원히 흐를 소래의 독백


소래철교 아래 흐르는 물길은 여전히 푸르고 

멈춰 선 '혀기 13호' 증기기관차는 옛 추억을 조용히 증언하네. 

MJ의 화폭(畵幅) 위에 펼쳐놓은 수인선의 기억들은 

이제 차디찬 철마가 아니라, 가슴 뜨거운 우리 부모님들의 위대한 승전보(勝戰譜). 

 

역사의 서사(敍事) 위에 서정(抒情)의 등불을 켜고, 

달리던 꼬마 기차여, 그 시절을 살아낸 아름다운 사람들이여, 

우리 가슴속 영원한 철길을 따라 영원히, 영원히 덜컹거리며 달리라.

 

 

 

 

✉️ 덜컹이던 꼬마열차, 그곳에 두고 온 소년 소녀들에게

 

비가 내리는 날이면,
내 마음은 주소도 없는 옛 수인선 선로를 따라

덜컹거리며 달리기 시작한다.

 

코를 찌르던 알싸한 갯비린내도

그저 신기하고 설렜던, 밤바다 약속 잡던 수화기 너머의 계절.

기차 안 좁은 의자에 마주 앉아

무릎을 맞대고 까르르 웃던 단발머리 소녀들이

바로 그곳에 서 있다.

 

“계집애들이 무슨 밤낚시냐” 하던

어른들의 불호령을 훈장처럼 가슴에 품고,

달랑 낚싯대 하나 쥐고 오른 시외버스 안에서

우리가 꿈꾸었던 밤바다는 얼마나 푸르렀던가.

 

달빛만 가득했던 민물 저수지,

찌는 미동도 없고 모기 떼만 극성을 부리던 그 밤.

허탕 친 빈 손이 부끄러워 동틀 무렵 내려간 갯벌에서

길쭉한 맛조개를 뽑아 올리고 방게를 담으며

“이거면 됐다” 하고 서로를 보며 안도하던 개구쟁이들.

 

한 빠께스 넘치게 잡아 온 작은 게들로

어머니가 졸여주신 짭조름한 장조림 반찬 하나에

온 세상 부러울 것 없이 행복했던,

가난했지만 정이 물씬하게 넘치던 나의 동무들아.

 

세월의 파도가 우리를 멀리 실어 날라

어느새 눈가엔 잔주름이 깊어진 오늘이지만,

비가 오고 소래의 바람 소리가 들리는 날이면

내 기억 속 너희들은 여전히 갯벌을 뛰어다니는

눈부신 소년 소녀란다.

 

보고 싶다, 나의 친구들아.

우리가 그토록 뜨겁게 사랑했던 그 시절 소래의 바다는

여전히 내 마음속에서 맑은 파도로 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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